프로그램 노트

  올해 부산여성영화제는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의 여성을 응시하고 함께 살기를 제안하는 작품들을 준비했습니다. 

개막작 <개미와 베짱이>에서 기후위기의 지구를 구하기 위해 나선 한 아프리카 여성과 함께 결연한 모험을 떠나 봅니다. 

장편으로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색다른 두 가지 이야기, 픽션 <경아의 딸>과 다큐멘터리 <성덕>을 선보입니다. 그리고 퀴어적 시선으로 인간의 몸을 영화와 닿게 한 <모어>가 있습니다. 문학으로 여성의 삶을 끌어올린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의 자전소설을 영화화한 <레벤느망>에서 임신 중단을 결심한 한 여성의 처절한 고백과 마주합니다. 

단편영화전은 각각의 장르적 특징으로 현대 여성의 삶을 조명합니다. 드라마 <힘찬이는 자라서>와 <순영>에서 섬세한 여성의 서사를 접하고, 공포영화 <망원>에서는 불안한 반전에 전율을 체험하며, 코미디 <젖꼭지 삼차대전>는 재치 있는 풍자를 통해 편견의 적나라한 모습을 들춰냅니다. 

마지막으로 부산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는 영화와 감독과의 만남이 진행됩니다. <마녀들의 카니발>은 수십 년 동안 부산에서 여성운동사를 각인하는 멋진 사람들의 강력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폐막작인 부산여성교육원에서 진행한 단편제작다큐 <경리아가씨?!> <알바만 했을 뿐인데> <The time is Now>를 통해 신선하고 의욕적인 부산인의 영화를 만납니다.   

9회를 맞는 부산여성영화제는 스크린에서 소외되었던 여성들의 진짜 모습 찾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여성의 이미지가 영화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현장에서 여러분과 함께하길 바랍니다. 

부산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박지연, 전은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