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노트

  불현듯 찾아온 코로나는 우리 곁을 맴돌며 일상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일상이 무엇인지, 다가올 일상은 어떻게 변화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우리가 다시 만나야 한다는 건 변함이 없습니다. 특히 영화는요. 영화의 가장 중요한 본질이 ‘지금, 함께’이기 때문이죠.
 한 편의 영화를 보고 우리의 사회를 이야기하고 공감하고 연대하는 것, 그것이 부산여성영화제가 가지는 힘이요,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제7회부산여성영화제는 지난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디지털과 권력에 의한 성범죄가 있었고, 그럼에도 굴하지 않는 영영페미의 목소리가 터져 나옴에 주목했습니다.


 개막작은 단편모음으로 <해미를 찾아서>, <K대_00닮음_93년생.avi>, <핑크페미>는 첨예한 논쟁과 행동을 위한 자리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해일앞에서>는 강남역 사건이후 재기발랄한 페미당당 활동가들의 성장과 고민을, <우리는 매일매일>에서는 지난 영페미 선배들을 통해 지금 영영페미와의 연결고리를 만들며 XYZ세대를 아우르는 페미니스트의 이야기입니다.
 <69세>는 나이듦에 대한 편견과 성폭력의 문제를 동시에 보여준 귀한 영화입니다.

 (재)영화의 전당 유네스코 창의도시 부산의 우리동네 주말명화극장 사업에도 감사합니다. 덕분에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우먼 인 할리우드>를 상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부산여성영화제의 상영 스펙트럼이 넓고 다양해졌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버티며 노를 저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즐거운 축제, 안전한 축제를 만들겠습니다. 다양한 영화를 즐겨주세요.

- 부산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박 지 연 -